2010. 4. 5. 11:16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8헌마439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위헌확인

청 구 인 김O연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성철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으로서, 2008. 6. 5.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은 채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2008헌마438)하는 한편,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이 변호사 강제주의를 규정함으로써 변호사 자격이 없는 청구인의 평등권, 재판청구권, 학문의 자유,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자기의사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한다며 2008. 6.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헌법재판소법(1988. 8. 5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된 것) 제25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 조항 및 관련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 조항]

헌법재판소법(1988. 8. 5.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된 것)

제25조(대표자․대리인) ③ 각종 심판절차에 있어서 당사자인 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면 심판청구를 하거나 심판수행을 하지 못한다. 다만, 그가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 규정]

헌법재판소법(2003. 3. 12. 법률 제6861호로 개정된 것)

제70조(국선대리인) 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에 국선대리인을 선임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제69조의 규정에 의한 청구기간은 국선대리인의 선임신청이 있는 날을 기준으로 정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헌법재판소가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국선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 (이하 생략)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스스로 헌법재판을 수행할 수 없고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서만 심판청구 및 소송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변호사 자격의 유무라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및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자기의사결정권 또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2) 청구인과 같은 법학전공자조차 단지 변호사 자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재판을 직접 수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헌법재판을 통하여 연구결과를 발표할 자유를 침해하고, 법과대학을 단지 사법시험을 위한 사설학원으로 폄하하는 것으로서, 대학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

(3) 변호사 강제주의가 재판심리의 부담경감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공탁금이나 지정재판 제도를 통하여 그 목적 달성이 가능하고, 변호사 선임을 임의규정으로 둘 수 있는데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부담의 경감이라는 데만 치우쳐 변호사선임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1)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2) 청구인이 신청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어 본안판단을 하게 될 경우에도, 전문성 있는 변호사를 통하여 승소가능성이 없는 사건을 소거하고자 하는 변호사 강제주의의 이익이 부정되지 않고, 일반국민이 변호사의 대리 없이 스스로 소송수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법률지식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기본권 구제에 실패할 위험이 있으며, 헌법소원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한정된 인력만으로 원활한 재판업무 처리가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국선대리인 선임요건이 완화되어 국민의 권리보호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종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선례가 바뀌어야 할 사정변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3) 헌법재판절차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공간이 아니라 기본권의 구제와 법률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절차이고, 이 사건은 학문의 자유의 내용 중 연구결과를 발표할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학문의 자유 침해 문제는 아예 발생하지 아니한다.

3. 적법요건 판단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그 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 헌법소원 심판청구 당시에는 기본권침해가 있어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 계속중에 생기는 사정변경, 즉 사실관계 또는 법제의 변동으로 결정 당시 이미 그 침해 상태가 종료되었다면 원칙적으로 그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게 된다(헌재 2002. 8. 29. 2002헌마4, 판례집 14-2, 233, 239 등 참조).

그런데 청구인이 변호인의 선임 없이 스스로 심판청구 및 소송수행을 하고자 하였던 2008헌마438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2008. 7. 8. 국선대리인 선임결정을 하였고, 그에 따라 청구인은 국선대리인을 통하여 심판청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된 동시에 위 사건에서 대리인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될 우려가 없어졌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변호사 강제주의의 위헌성 여부를 다투는 것에 대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인지 문제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에 있어 변호사 강제주의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스스로 심판청구 및 수행을 하고자 하는 자가 비록 국선대리인을 통하여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본인 자신에 의한 심판청구 및 심판수행권의 침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그 범위에서는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헌재 1990. 9. 3. 89헌마120, 판례집 2, 288, 292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4. 본안 판단

가.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헌재 1990. 9. 3. 89헌마120등, 판례집 2, 288, 293-296; 헌재 2001. 9. 27. 2001헌마152, 판례집 13-2, 447, 452-453; 헌재 2004. 4. 29. 2003헌마783, 판례집 16-1, 596, 598-599 등), 그 중 2003헌마783 결정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변호사 강제주의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법률지식이 불충분한 당사자가 스스로 심판을 청구하여 이를 수행할 경우 헌법재판에 특유한 절차적 요건을 흠결하거나 전문적인 주장과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여,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에 실패할 위험이 있다. 변호사 강제주의는 이러한 위험을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기본권의 침해에 대한 구제를 보장한다.

둘째, 변호사는 한편으로는 당사자를 설득하여 승소의 가망이 없는 헌법재판의 청구를 자제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재판에서의 주장과 자료를 정리, 개발하고 객관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로써 재판소와 관계 당사자 모두가 시간, 노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렇게 하여 여축된 시간과 노력 등이 헌법재판의 질적 향상에 투입되게 된다.

셋째, 변호사는 헌법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하는바, 이는 국가사법의 민주적 운영에 기여한다.

한편 변호사 강제주의 아래에서는 국민은 변호사에게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자신의 재판청구권을 혼자서는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과 제약은 개인의 사적 이익에 대한 제한임에 반하여 변호사가 헌법재판에서 수행하는 앞에서 본 기능은 모두 국가와 사회의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것이다. 양자를 비교할 때 변호사의 강제를 통하여 얻게 되는 공공의 복리는 그로 인하여 제한되는 개인의 사익에 비하여 훨씬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헌법재판 중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자력이 없는 때 또는 공익상 필요한 때에는 국가의 비용으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주는 광범위한 국선대리인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법 제70조),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 본인이 스스로의 주장과 자료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여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봉쇄되어 있지 않다는 점, 변호사는 본질적으로 당사자 본인의 재판청구권 행사를 도와주는 것이지 이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변호사 강제주의를 규정한 법 제25조 제3항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규정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결정 이유를 그대로 유지, 원용하기로 한다.

나. 기타 주장에 관한 판단

(1)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자기의사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권리는 보충적인 기본권에 해당하므로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심사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또한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학문의 자유의 내용으로서 연구결과 발표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헌법재판절차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기본권 구제 여부 및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학문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청구인과 같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입법자가 변호사제도를 도입하여 법률사무 전반을 변호사에게 독점시키고 그 직무수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은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윤리적 소양을 갖춘 변호사에게 법률사무를 맡김으로써 법률사무에 대한 전문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여 일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데 목적이 있고(헌재 2000. 4. 27. 98헌바95등, 판례집 12-1, 508, 529 참조), 특히 국가기관과 국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게 소송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이 현저히 크다고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변호사 선임비용이 고액이라는 점이 지적될 수는 있으나,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70조 소정의 국선대리인 제도를 통해 보완이 가능하고, 청구인의 주장처럼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법학전공자들이나 법학자에게 변호사 강제주의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변호사 선임비용의 절감이나 효율적인 심판수행을 가져올 수 있는지 여부도 분명치 않다.

따라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자만이 헌법재판을 대리하거나 직접 심판청구, 소송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부당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다음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헌법소원의 본질 및 특수성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 이를 구제하는 최후적 절차인 동시에, 객관적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절차이다. 이러한 헌법소원심판의 본질을 고려할 때, 헌법소원심판의 제소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기본권 보장 및 객관적 헌법질서 수호라는 헌법재판 본래의 목적을 퇴색케 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제소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헌법소원심판은 일반소송과 달리 원칙적으로 서면심리에 의하고 예외적으로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구두변론을 통해 당사자, 이해관계인, 기타 참고인의 진술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법 제30조 제2항), 심리에 있어서도 직권심리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헌법소원심판에서는 당사자의 변론능력이 소송의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일반사건에 비하여 매우 작다.

이는 ‘변론능력의 평등을 추구’하는 변호사 강제주의의 본래 취지가 헌법소원심판의 본질과 심리방법의 특수성에 비추어 적합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헌법소원심판에서 변호사 강제주의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

(1) 재판청구권의 침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는 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및 심판수행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일반 사인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고 있는바, 위에서 본 헌법소원의 본질 및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이 헌법소원심판의 충실성과 적정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변호사가 대리하지 않은 헌법소원에 대한 심판을 아예 거부하는 것은 그 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의 적합성도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것이다.

(2) 대체수단의 존재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소원심판에 있어 변호사 강제주의의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헌법재판의 효율적 심리를 꾀하고, 헌법소원의 남용을 방지하는 한편, 변론능력이 부족한 당사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바, 이러한 취지에 부응하면서도 보다 덜 기본권 제한적인 다른 대체수단을 설정할 수 있다.

(가) 변호사 선임명령 제도

기본권침해의 구제를 위한 헌법소원심판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변호사 선임이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두지 않으면서도, 구체적, 개별적 사건의 심리에 있어서 청구인의 변론능력, 자료제출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사건의 내용이 복잡하거나 특별한 중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변호사 선임명령을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법과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으로서 비록 변호사 자격은 없으나 본인에 의한 소송수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 헌법재판소는 사건의 내용과 성격, 청구인의 구체적인 변론능력 등을 감안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변호사 선임명령을 하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소송수행능력에 대한 구체적 판단의 여지를 전혀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변호사 대리를 강제함으로써 본인에 의한 소송수행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청구인의 개별적인 능력이나 구체적인 사건의 성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변호사 선임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법률지식이 불충분한 당사자를 보호한다는 변호사 강제주의의 본래 입법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나) 대리인 자격요건의 완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소원심판의 대리인 자격을 정함에 있어서도, 이를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한정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다수의견은 국가기관과 국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윤리적 소양을 갖춘 변호사에게 소송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이 현저히 크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대리인 자격 제한을 정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리인 자격을 한정하는 이유가 법률전문가를 통한 원활한 소송수행에 있다고 보더라도, 그 자격을 반드시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에게 한정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변호사가 아닌 법학전공자나 법학교수 등의 경우에도 재판자료를 제대로 정리하여 제출할 능력이 있을 수 있는바, 특히 직권심리주의를 취하는 헌법소원심판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헌법소원심판의 심리를 함에 있어 특별히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변호사 자격의 유무에 엄격히 구애받지 아니하고 대리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여 국민들의 대리인 선택의 폭과 접근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기타 방법의 존재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정재판부의 업무를 강화하거나, 공탁금 제도의 활성화 또는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다른 대체수단을 강구할 수 있고, 변론능력이 미흡한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하여는 심판청구의 보정요구(법 제28조)나 민사소송법상 석명준비명령(제137조) 등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라) 이처럼 헌법소원의 남용을 방지하고 재판자료를 제출할 능력이 없는 청구인을 보호할 수 있는 다른 대체수단들을 강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재판의 효율성, 신속성만을 강조하여 변호사 강제주의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둠으로써 변호사의 선임이 없는 헌법소원 심판청구 자체를 배제하고 있는바, 이는 최소침해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3) 현행 국선대리인 제도의 문제점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소원심판의 당사자에게 변호사의 선임을 강제하는 것은 적지 않은 경제적인 부담을 줄 수 있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측면에서도 재판청구권 제한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인바, 다수의견은 이 점과 관련하여 현행 국선대리인 제도로써 변호인 선임비용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국선대리인의 선임신청을 위한 요건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70조 및 ‘헌법재판소 국선대리인의 선임 및 보수에 관한 규칙’ 제4조의 ‘자력’ 구비 요건이 비교적 엄격한 상황에서, 국선대리인 제도가 일반국민의 권리보호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국선대리인 선임신청 건수에 비하여 선임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사실은, 현실적으로 국선대리인 제도가 변호사 강제주의를 보완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행 국선대리인 제도의 존재만을 이유로 변호사 강제주의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 결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소원심판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규정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2010. 3. 25.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송두환

 

Posted by zmaster
2008. 6. 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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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심판청구서

청 구 인 김 봉 연

서울특별시 마포구 

청 구 취 지

“헌법재판소법(2008. 3. 14. 법률 제8893호) 제25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침 해 된 권 리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제11조(평등권),제22조(학문의 자유),제27조(재판청구권),제37조 제2항(과잉금지의 원칙)

침 해 의 원 인

헌법재판소법 (2008. 3. 14. 법률 제8893호) 제25조 제3항

청 구 이 유

1. 사건의 개요

2. 심판청구의 적격성 여부

3. 위 규정의 위헌성 여부

첨 부 서 류

1. 각종 입증서류

2008.06.0 5

청구인 김 봉 연 (인)

헌법재판소 귀중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공직선거법(2008. 2. 29. 법률 제8879호) 제148조 제1항 및 동법 제155조 제5항이 청구인의 헌법상 행복추구권, 평등권, 거주이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선거권, 공명선거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거하여 헌법소원을 제청한 신청인입니다.

하지만, 현행 헌법재판소법(2008. 03. 14. 법률 제8893호) 제25조 제3항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고는 헌법소원 수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청구인은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 제11조 평등권, 제22조 학문의 자유, 제27조 재판청구권,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 규정이므로 동 규정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2. 심판청구의 적격성 여부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일부조항의 위헌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청한 신청인으로서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의할 경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을 경우 제72조 제3항 제3호의 규정에 해당하여 지정재판부에서 각하결정을 송달받거나, 제2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불가능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헌법재판소는 1992. 10. 1 92헌마68등 사건에서 불이익을 입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현재의 시점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경우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한바 있습니다.

그러므로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일부조항의 위헌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면서 함께 위 헌법소원의 심판수행에 있어 청구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보충성의 원칙 및 심판청구기간의 도과 문제는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청구인이 본 헌법소원을 청구함에 있어 제기되는 적격성 여부인 자기관련성, 직접성, 현재성, 보충성의 원칙 및 심판청구기간을 준수하였으며, 이에 대한 권리보호이익도 충분할 것입니다.

3. 위 규정의 위헌성 여부

(1) 개요

헌법재판소는 이미 1990. 9. 3 89헌마120, 212(병합)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한 바 있으며, 이 후 동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에서도 합헌결정 또는 각하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에 청구인은 헌법재판소의 위 판례들은 시간의 경과에 의한 국민 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서 변경이 되어야 하고, 제25조 제3항은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이므로 폐지되어야 하므로 이하의 이유와 같이 헌법소원을 청구합니다.

(2) 89헌마120등 사건에 대한 판례변경의 필요성

2008년 04월 30일까지의 헌법재판 통계자료에 의하면 위헌법률심판 제청사건의 경우 인용결정에 준하는 결정은 33.5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제2항에 의한 사건에서 제72조 제3항 제3호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를 제외한 사건에서 인용결정에 준하는 결정은 4.464%입니다.(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사건통계 참고)

이상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한 사건의 4.464%만이 인용결정에 준하는 판결을 받았을 뿐, 각하, 기각 또는 합헌 결정의 비율이 무려 95%에 이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수치상의 통계자료를 토대로 살피건데 과연 헌법재판소가 89헌마120등 사건에서 밝힌 변호사강제주의의 합헌이유로 주장한 헌법재판의 고도의 기술성·전문성 및 사전에 변호사를 통해 승소가망성이 없는 사건을 소거시켜 효율적인 국가의 헌법재판제도의 운영을 기할 수 있다고 하는 점은 이미 실효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08년은 헌법재판소로서는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헌법재판소가 20년간 존치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많은 판례들이 축적되어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전공서적을 습득한 일반국민이라면 이제는 어떠한 점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것인지를 인식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판례에서도 밝힌 바대로 헌법재판의 역사가 일천하고 생소한 점을 고려하여 재판을 통한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을 강제하는 것은 실효성을 잃은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관에 의해서 위헌제청이 내려진 사건에서 33.52%만이 인용결정에 준하는 판결이 내려진 이유는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기 위해서는 당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질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헌법에 위반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헌제청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인가에 대해서 고도의 기술성·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헌법재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측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해석은 헌법해석에 의한 학리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 스스로의 기본권을 구제 받기 위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 유권해석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별 없는 무리한 자료의 제출로 심리의 부담을 가중 시키는 등 재판심리의 부담경감 및 효율화라는 측면에서는 이미 헌법재판소법에는 제72조 지정재판부에서 사건을 걸러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탁금 제도도 규정되어 있어 당해 법률로써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판관의 관료적인 편견과 부당한 권위의식에 대한 견제의 입장에서 과연 변호사만이 실효성이 있는 제도인가에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재판관의 관료적인 편견과 부당한 귄위의식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라면 이를 전체국민에게 폭넓게 확대하는 것이 더욱더 실효성있는 제도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헌법재판소가 89헌마120 등의 사건에서 변호사 강제주의의 합헌근거로 제시한 사항은 이미 시간의 변화로 인해서 실효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므로 마땅히 변경되어야 할 것입니다.

(3) 헌법 제22조 학문의 자유의 침해여부

헌법 제22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하여 학문의 자유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은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청구인이 법학을 공부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로서의 직업을 수행하기 위해서가 아닌 법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싶기 때문이며, 이는 전국의 각 대학교의 법학과의 존립목적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변호사 강제주의의 합헌근거 중에서 법관과 기본적으로 공통된 자격을 갖추고 있는 변호사를 심리에 관여시키고 라는 문구의 해석에 의하면 법관이나 변호사 또는 검사와 같이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만이 우리나라의 유일한 법률전문가라는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관이나 검사 또는 변호사는 직업의 자유를 수행하기 위해서 일정한 자격시험과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들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한 것일 뿐 유일한 법률전문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의 경우 고도의 기술성·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하는 헌법재판소의 입장처럼 헌법을 전공한 사람들이 변호사들에 비해서 헌법에 내재된 고도의 기술성·전문성에 대해서 부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경우,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에 대한 확신보다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헌법소원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일반 법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헌법재판 수행에 있어서 무리한 자료의 제출이나 재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청구인은 국선대리인의 선임의 자력이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없는 상황으로서 헌법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비용의 지출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리해석과 유권해석에 있어서 서로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리해석과 유권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단지 소수의 학리해석으로 존재하지만, 그러한 소수의견이 언젠가는 다수의 학리해석으로 발전할 수 있고, 그리고 그러한 해석이 유권해석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인용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학문의 자유를 통해서 본질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소수의 학문의 자유에 포함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이러한 학리해석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25조 제3항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야하는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면, 그 동안의 청구인의 학문에 대한 연구는 휴지조각에 불과한 것이고, 또한 그 동안의 재학기간은 단지 사법시험을 합격하기 위한 입시준비기간에 불과할 것입니다.

만약, 단지 변호사만이 유일한 법률전문가로서 재판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전국의 법과대학에 재학 중인 사람들은 단지 사법고시 및 법무사 시험 등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학원으로서 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밖에는 해석되지 않으며, 이는 대학에 대해서도 학문의 자유의 주체를 인정한 헌법 제22조 제1항에 위반되는 사항이며, 대학이 사설학원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학문의 자유에 포함된 연구결과발표의 자유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을 받는다고 하지만, 헌법상 청구인에게 보장된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소송은 그러한 기본권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청구인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 이에 대한 헌법적 연구를 하였고, 이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자유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청구인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의 자유가 제한되기 위해서라면, 그것이 청구인과 자기관련성에 결여된 경우나 단지 헌법재판소에 업무과중 만을 위한 경우라면 제한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모두를 제한하는 것은 과잉제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이러한 청구인의 연구결과발표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문이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헌법소원 청구 즉, 학문의 자유에서 연유하는 연구결과발표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현행 제25조 제3항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는 것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구인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제출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헌법상 청원권과 연계해서 본다면 청원의 심사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되는 것이며, 재판청구권과 연계해서 보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근거 조항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결과 발표의 자유는 객관적 문화재가 되기도 하고 문화의 진전에 공헌할 수도 있기 때문에(2007년판 헌법학원론 P. 535 / 권영성저 참조), 헌법재판소의 법관의 관료화나 헌법연구에도 공헌을 할 수도 있습니다.

(4) 헌법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여부

(가) 개요

헌법 제37조 제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일정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률로써 제한해야 하며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인 사항은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국민의 평등권 및 재판청구권 등을 제한하는 법률로써 헌법재판소는 2000. 4. 27. 98헌가16 등에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법치국가적 요청인 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므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최소침해성, 법익의 균형성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나) 목적의 정당성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무분별한 소송의 남발을 막고 재판자료를 산적하게 하여 심리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폐해를 방지하고 고도의 기술성·전문성을 요하는 헌법재판에 있어 국민의 실질적인 기본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다는 입법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헌재 1990. 9. 3. 89헌마 120 등)

하지만 헌법재판소법은 공탁금 제도 및 지정재판부에 의한 사전심사제도를 통해서 소송남발로 인한 폐해를 충분히 제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청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며, 고도의 전문성·기술성을 요구하는 헌법재판도 이미 헌법재판소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이하였고, 그 동안 쌓아온 많은 판례들을 통해서 어느정도의 헌법지식이 있는 일반 국민이라면 충분히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사항이므로 이제는 그러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 수단의 적합성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헌법재판소의 업무의 원할한 수행을 위해서 변호사 자격을 가진 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재판청구를 할 수 없게 하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행위가 적합한 수단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선적으로 입법자가 변호사제도를 도입하여 법률사무 전반을 변호사에게 독점시키고 그 직무수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은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윤리적 소양을 갖춘 변호사에게 법률사무를 맡김으로써 법률사무에 대한 전문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여 일반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것(헌법재판소 2000. 4. 27. 98헌바95,96, 99헌바2, 2000헌바4)이라고 한 판례 내용처럼 법률지식이 없는 일반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고, 변호사라는 제도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단지 금품 등 이익을 얻을 목적의 법률사무취급만을 금지하여 일반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헌법재판소 2000. 4. 27. 98헌바95,96, 99헌바2, 2000헌바4), 일정한 법률지식을 가진 일반국민이 자신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를 받았을 경우에도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게 강제한다면, 이는 적합한 수단을 선택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라) 침해의 최소성

헌법재판소는 1995. 11. 30. 94헌가3, 2000. 6. 1. 99헌가11 등 사건에서 입법자가 임의적 규정으로 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체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으로 법의 목적을 실현하려 한다면 이는 비례 원칙의 한 요소인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

이를 재판청구권에 대해서 적용해 본다면, 헌법재판소법은 이미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서 제19조 헌법연구관 및 헌법연구관보, 헌법연구위원을 통해서 사건의 심리 및 심판에 대한 조사·연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8조에서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보정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흠결에 대해서는 보정을 통해서 재판의 적합한 수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심리의 방식은 헌법소원의 경우 서면심리를 원칙으로 하고 또한 제31조 증거조사, 제32조 자료제출요구등을 통해서 부족한 면을 보충할 수 있으며, 헌법재판소는 본안판단을 함에 있어서 모든 헌법규범을 심사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청구인이 주장한 기본권의 침해여부에 관한 심사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모든 헌법적 관점에서 심판대상의 위헌성을 심사한다(헌재 1997. 12. 24. 96헌마172등)라고 하여 일정한 법률지식의 미비는 헌법재판소에서 충분히 보완을 할 수 있는 문제이며, 이러한 보완을 위해서 존재하는 규정이 헌법재판관 및 헌법재판관보, 헌법연구위원 제도를 둔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재판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제37조 공탁금 제도 및 제72조 지정재판부를 통한 사전심사를 통해서 효율적인 헌법재판 업무의 수행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변호사 강제주의를 통한 재판청구권을 봉쇄하는 조치는 침해의 최소성을 넘은 위헌적인 규정일 것입니다.

(마) 법익의 균형성

헌법재판소법에는 이미 충분히 원활한 재판수행을 위한 제도들을 갖추어 놓고 있음에도 청구권 자체를 봉쇄하므로 인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강력하게 제한하므로 위 규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위 규정으로 침해받는 사익에서 후자의 피해가 더욱더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 결론

이상과 같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여야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4가지 원칙 중 어느 하나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입니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첫 페이지에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곳, 그곳이 바로 헌법재판소입니다.’라는 문구를 통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곳이 헌법재판소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간의 재판 서류 미비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억지이며, 제25조 제3항이 위헌으로 확인되어 폐지가 되므로 인하여 국민의 헌법 소송의 업무가 증가한다고 해도 이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기관으로서 불가피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15조에서 헌법재판소장은 대법원장에 준하며 헌법재판관은 대법관에 준한 대우와 보수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춰서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도 헌법상 권력분립에 의한 사법부의 최고의 수장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사 강제주의의 폐지로 인한 업무수행의 증가는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 일명 오블리스 노블리제에 따라서 수인해야 할 의무일 것입니다.

4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는 위헌적인 법률이며, 위 법률의 위헌판결로 의해서 헌법소원 사건이 증가하게 되더라도 이는 국민의 기본권의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헌법재판소의 당연한 경우인 것입니다.

Posted by z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