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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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독도 인 더 헤이그
저자 : 하지환
출판사 : 황매
출판년월 : 2009년 11월
가격 : 13,000원

책소개 :
현직 판사가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가고, 국제법에 정통한 저자가 독도문제를 소재로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주목이 되는 소설이다. 저자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독도소송을 통해 독도가 어느 나라의 영토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는 한국의 독도 지배에 관한 고대 자료의 부족,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포츠담 선언 같은 강대국 간 협의에서의 한국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무시, 그리고 일본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열세로 인해 한국이 국제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공인받기 힘든 사정 등을 한일 간의 불꽃 튀는 법정 공방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까지 영향력을 끼친 가야의 해상활동으로 미루어 독도도 가야의 영토였으리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 증거가 담긴 가상의 고대문헌 〈가락국기〉를 한국의 독도소송 승리의 핵심적인 카드로 내세우는 점은 이 소설이 독도문제를 얼마나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지 보여준다. 현직 판사답게 국제소송의 절차와 변론 방식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독도 문제를 더욱 흥미있게 이끌어 간다.




나는 법학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광고에서 현직 판사가 쓴 법리적 논리가 들어가 있다는 말에 고민도 없이 구입하여 읽은 책이다. 뭐 내가 법학도이기는 해도 국제법은 학부 시절 잠시 배운 것이 모두이고, 그런면에서 꼼쁘라미와 같은 용어는 처음 접해본 것과 같은 기억에서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충분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소개에서와 같이 국제소송에 대한 절차적인 면을 소개하고 거기에 대하여 소설적인 내용을 가미한 부분에 있어서는 법전공자가 아니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가?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첫 느낌은 조금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분명 현직 판사가 법리적 논리를 통하여 썼다는 점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논거의 제시와 같은 실제 재판에서 모든 것을 서류를 통하던 방식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활발한 변론의 전개를 기대하였다면 조금 아쉬운 점이 많은 소설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가락국기가 종이가 아닌 돌에 새겨진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참 흥미로운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부분이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나로서는 이러한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읽었던 것이기에, 그러한 점에서는 신선하였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있어서 단순히 가락국기를 발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정 국제소송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되고 그것이 일본국이 소송에서의 우위를 잃을 정도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점에 있어서는 의문이다.

주지하는 사실대로 과거에는 영토의 확장 방법으로 전쟁은 당연히 인정되던 시기이다. 분명 과거에 우리나라가 독도를 우리영토로 인정하고 있었는가 하는 점은 중요한 논점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국은 가야라는 존재자체도 일본의 속국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가야국이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가락국기의 내용이 과연 진정으로 그렇게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과거 우리의 선조였던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를 현재의 우리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즉 약 2000년 전의 역사서 하나로 현재의 영토분쟁을 그렇게 쉽게 끝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식이 없는 사견으로서 그냥 일본이 대한제국을 병합한 것은 국제법상 불법적인 점거였고, 을사조약이 체결되기 전에 독도가 우리나라의 영토였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법학적인 부분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읽는다면 분명 재밌는 책이 될 것이다. 국제소송은 현재 우리나라가 직접적으로 간여해 본적이 없는 것이고 또한 그러한 면에서 소설속에서 제시되는 배경은 분명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통쾌함도 가져올 수 있는 대목들이 있기에 그러한 점에서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너무 큰 기대를 한 것, 그리고 마지막에 너무 순식간에 종결을 짓는 빠른 전개가 아쉬운 대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Posted by z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