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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0. 31. 20:36







너 과자 먹다 질려 버릴 때
나 떨어진 건빵하나에 침 흘렸고

너 하얀 하이힐 신고 거리를 거닐 때
나 흙 묻은 검정 전투화 신고 행군을 했고

너 헤드폰 끼고 나지막히 팝송 따라 부를 때
나 철모 쓰고 악에 받쳐 목에서 피날 때 까지 군가를 불렀다.

너 멋진 청바지 입고 거리를 활보할 때
나 흙탕물에 젖은 전투복 입고 구보를 해야 했고

너 화장하며 맵시 부릴 때
나 위장하며 얼굴에 검은 숯 칠해서 감추어야 했다.

너 비 온다고 음악 속에서 낭만 찾을 때
나 비 맞으며 팬티바람에 먼지 날 때까지 굴렀고

너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 볼때
나 쓰레기장 뒤에서 쪼그리고 앉아 두달 전 신문 보았으며

너 친구들이랑 김밥 싸서 놀러갈 때
나 각개전투 한다고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흙 뭍은 전투식량 먹었다.

너 살 뺀다고 에어로빅 할 때
나 호각소리에 맞춰 국군도수체조 해야 했고

너 다리 아프다고 택시 탈 때
나 군장 하고 끝고 없이 전투구보 뛰었다.

너 감기 기운에 약 먹고 푹 잘 때
나 감기 몸살에 모포 뒤집어 쓰고 벌벌 떨었고

너 얼마나 예뻐졌나 거울 볼 때
나 거울에 비친 처량한 내 모습에 눈물 흘렸다.

너 자명종 소리에 단잠 깰 때
나 교관 호각소리에 선잠 깨야 했고

너 입맛 없다고 투덜거릴 때
나 짬밥 1분 안에 해치우느라 정신없었다.

너 책가방 들고 학교에 갈 때
나 소총 매고 사격장에 가야 했고

너 락 카페에서 즐겁게 춤출 때
나 화생방 가스실에서 고통의 몸부림 쳤고

너 카페에서 헤이즐럿 커피향에 취했을 때
나 화장실에 수통을 기울이며 물 받고 있었다.

너 레스토랑에서 음식 남길 때
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밥 한수저 때문에 싸워야 했고

너 덥다고 에어컨 틀어 놓고 낮잠 잘 때
나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머리박고 기합 받으며 너 생각했고

너 잠 안 온다며 밤새 비디오 볼 때
나 떨어지는 눈꼽 비비며 불침번 당직근무 했다.

너 즐거운 마음으로 엠티 갈 때
나 물집 잡힌 발 끌고 산악 행군 했으며

너 콜라 먹다 남아서 버릴 때
나 수통속의 물 아끼려고 침만 삼켰다.

너 전화통 붙잡고 다른 남자랑 통화할 때
나 통화중인 전화기 들고 눈물 흘려야했고

너 갈증 난다고 맥주마실 때
나 화장실에서 수돗물 마셨고

너 밤중에 시내 돌아 다닐 때
나 소총 들고 어두운 산길에서 야간 행군 했으며

너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부를때
나 눈에 피눈물 고여 어버이 은혜 노래불렀고

너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사랑을 느꼈을 때
나 눈물 흘리며 부모님 사랑을 느꼈고

너 새로운 사랑 찾을 때
나 조국에 충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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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master